수첩 속 삐뚤빼뚤
말 문자 엄마
한손엔꽃을
2004. 11. 29. 13:35
아침에 천안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놓칠세랴 빨리 뛰어갔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녀석이
"뒤에서 뛰는 모습 보고 넌줄 알았어."
..
가끔 들리던 터미널 매점에서 생수를 사는데 매점 형아가
"머리가 많이 자라셨네요."
..
그냥 평범한 말이 아니였나보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그랬다.
..
.
.
..
오늘은 학교에서 과선택을 하는 날이었다.
제어과에 가기로 했다.
기숙사에 들어와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문자 하나가 왔다.
누구지? 누구지? 하고 전화번호부도 찾아보고 했는데도 나오지 않았다.
처음 보는 번호도 아닌데,.
곰곰히 생각해 봤다.
엄마였다.
..
엄마: 창영아 과는어떻게잘갔니.
나: 응ㅋ 제어과 갔어ㅋ
엄마: 알어있시험잘봐
나: 응 엄마 잘자
..
지금 이거 쓰는데 눈물이 글썽거린다. 코도 막히고.
(아. 컴퓨터실이라 앞에 사람도 있는데.)
엄마.
엄마.
아.
엄마는 고생하시는데 나는 맨날 돈만 쳐쓰고.
씁.
미안하다. 울고싶다.
.
종강 하면 엄마랑 영화관도 가보고 그래야겠다.
시험도 잘봐야지.
..
간만에 눈물샘 자극한 날이다.
..
이천사년십일월이십구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