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소소한 하루
나가서 걷고 싶은걸 꾹 참고 있는중이야
한손엔꽃을
2009. 2. 23. 00:13
하루종일 딩굴딩굴 하다가 밖에 나갔어.
나가기 전에 왠지 심심할 것 같아서 곰팡이가 날 것 같은 옛 엠피쓰리를 귀에 꽂고 나섰지.
비가 왔었는지 바닥이 촉촉하더라구.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어.
그러고 보니까 겨울비네. 이젠 뭐 삼월이 다 되어가니까 겨울비라고 하기엔 조금은 미안해져.
습한 공기를 코로 느끼며 걸었어. 귀에서는 '윈디시티'의 음악이 흘러 나와. 왠지 분위기가 딱 맞는 것 같아.
시끄럽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적당히 흥을 돋구는 그런 기분 좋은 음악.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져 있는지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 둘. 상할대로 상한 자동차를 고개를 쭉 내밀고 몰고 가는 젊은 아가씨.
이렇게 걸어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목적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렇게 걸어본적이.
걸으면서 적당히 기분 좋고, 적당히 외로웠어. 이런 저런 잡생각도 해보고.
지금 밤 열한시 사십칠분. 나가서 걷고 싶은걸 꾹 참고 있는중이야.
어서 빨리 내 그림자에게 친구를 만들어 줘야 할텐데.
:-)